[여의도풍향계] 한동훈·이재명·조국까지…명운 걸린 인물들

2024-04-07 9

[여의도풍향계] 한동훈·이재명·조국까지…명운 걸린 인물들

국회의원 총선거, 이제 사흘의 시간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 300명의 새 일꾼 선출과 여야 의회권력 향배라는 의미 외에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있습니다.

바로 차기 대권 주자로 오르내리는 인물들이 총선 성적표에 따라 정치적 명운이 갈릴 수 있다는 겁니다.

먼저 살펴볼 인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입니다.

지난해 말 김기현 전 대표가 물러나고 비상시국에 놓인 집권여당을 구원할 새 수장으로 등장했죠.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정치를 시작하면서 저부터 선민후사를 실천하겠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미래와 동료 시민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윤석열의 사람'으로 불려 왔던 터라 용산과 일체된 목소리를 낼 것이란 관측이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공천 과정에서나 최근엔 의정 갈등까지, 본인의 소신을 밝히면서 대통령실과도 일정한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여당 대표로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워나간 한 위원장, 이번 총선이 갖는 의미는 더욱 큽니다.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한 위원장은 '0선의 정치신인'에서 단숨에 대권 주자로 발돋움하겠죠.

(지난 2월) "인생 자체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스트라이크 존을 넓혀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선거에서 패한다면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고 패배 책임론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아직까지 당내에선 독보적인 대권 주자로 분류됩니다.

비록 지난 대선에선 패했지만, 지난 2년은 당 대표로서 당권을 단단히 움켜쥔 시간이었죠.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을 빚긴 했지만, 총선 끝나면 친명 인사들이 대거 원내에 진입해 당내 그립이 더 강해질 거란 분석도 있습니다.

(지난달 8일) "혁신 공천을 넘어서서 공천 혁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리 당의 공천 평가는 여당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께서 하실 것입니다."

과반 의석 달성하고, 원내 1당 자리까지 지켜내면 이 대표, 야권 대권 주자로서의 위상을 더욱 굳힐 전망인데요.

반대로 원내 1당 자리를 여당에 내어준다면 그 타격은 훨씬 더 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명계 중심으론 선거 패배 책임론이 불거지고, 각종 사법리스크도 다시 부각되며 상당한 내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지난달 18일) "이렇게 시간을 뺏겨 재판받고 다니는 사실이 서글프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검찰 독재 정권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겠다는…"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

민주당보다 선명하게 '윤석열 정권 심판'을 외치면서 바람을 일으키고 당 지지율이 가파르게 올랐는데요.

비례대표 2번을 받은 조 대표는 이번 선거, 당초 10석이 목표라고 제시했는데, 이런 추세라면 그 이상도 가능해 보입니다.

(지난달 12일) "조국혁신당은 검찰 독재 조기 종식을 향한 쇄빙선이자 민주 진보세력 승리의 예인선이 되겠습니다. 3년은 너무 깁니다."

다만 조 대표의 아킬레스건, 역시 사법 리스크입니다.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상태죠.

대법원에서도 유죄가 유지되면 실형을 살아야 하고 상당 기간 피선거권도 박탈됩니다.

이번 총선에 명운 건 주자들, 또 있습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재명 대표 저격수를 자청하며 이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정면 승부를 펼치고 있는데요. 총선 결과에 따라 명암이 갈릴 수 있습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민주당 탈당이란 모험까지 감수하며 제3지대 독자세력화의 길로 갔습니다.

국민의힘 품을 떠나 제3지대에서 개혁신당을 창당한 이준석 대표 역시 제3지대에서 신당을 창당한 케이스인데요.

이낙연 이준석 두 대표의 정치적 진로와 입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선거가 될 전망입니다.

표심으로 드러날 유권자들의 선택.

이 선택에 따라 대권 잠룡과 정치 거물들의 희비도 엇갈릴 수밖에 없을 텐데요.

마지막에 웃을 사람, 과연 누가 될까요.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임혜준 기자 (june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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